편안한 분위기로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도 좋은 익산 함라의 향기정원방문 후기 입니다.
익산의 초가을 정취가 물씬 나는 어느 날, 산책하기 좋은 함라면 만석꾼 삼부자 이야기와 고풍스러운 한옥마을이 이어지는 함라 한옥체험관 골목 한편에 함라 향기정원이 힐링 가득 품고 이웃님들을 기다립니다.
밤이 익어서 떨어질 때가 되었습니다.
한옥 담벼락을 넘나드는 개구쟁이 햇밤이 알차게 여물어 가는 모습도 한편의 그림 같은데요, 이웃님들은 어떠세요?
호기심 많은 단감나무가 담벼락을 넘어서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참견하며 아는 척하니 옛 친구 만난 듯 반갑네요. 붉은빛의 황토 담벼락 사이로 켜켜이 쌓인 돌이 얼기설기 쌓여서 바람에도 끄떡없으니 그것참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익산 우리 동네 어울림 정원은 아시는 것처럼 생활 속 정원 가꾸기를 토대로 자칫 삭막한 공터를 마을이 한마음으로 가꿔 나가는 지속 가능한 정원 문화 정착을 위한 사업이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지난 6월부터 익산시 11곳을 우리 동네 어울림 정원으로 선정해 조용한 선의의 경쟁? 이 알게 모르게 진행이 된 결과로 보면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순위를 떠나서 심심했던 공간을 향기 넘치는 정원으로 탈바꿈했으니 그 자체로도 쉼이 될 듯합니다.
소나무 그늘 아래 넓은 공터를 전문 가드너와 마을 공동체가 나서니 함라 마을의 쉼터로 조성하니 마을 참새방앗간이 따로 없습니다. 어디까지 따라오는 허브 은은한 향기는 덤이고요.
백일홍 그늘 아래 나이 지긋한 옹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 삼매경이 한창이고 그 주변으로 수를 놓은 듯 맨드라미와 불두화가 어우러져 그림 같습니다.
무성했던 잡초는 사람의 손길이 이어지니 한결 차분하고 산뜻한데요, 중간 중간 나무 그늘 아래로 벤치가 있어서 쉬어 갈 맛 납니다.
집집마다 간장독으로 고추 장독으로 김장독으로 열일 했던 장독들이 제 쓰임새를 다하고 반상회라도 하는 듯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변으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허브들이 다 모였는데요, 들여다보니 심신 안정제로 그만인 페퍼민트 허브와 애플민트, 로즈메리 등 사람 발길 붙잡는 은은한 향기 좋은 허브들을 보며 잠시 눈을 감고 복식 호흡을 해보세요.
노란색 진한 가을꽃 죽단화도 향기 그윽하고 분홍 루드베키아, 보랏빛 은은한 며느리밥풀 꽃도 이국적인 플록스도 발길을 붙잡습니다.
여름 꽃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 붉은빛이 예쁜 맨드라미와 황금빛 메리골드가 물감을 뿌려놓은 듯 감성 돋네요.
살짝 손만 대도 향기 그윽한 허브의 진한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하는데요, 사과 향 진한 허브도 상큼하고 코가 뻥 뚫리는 페퍼민트 향기도 시원하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향기가 전해지는 로즈메리의 은은함이 힐링입니다.
지금까지 9월의 풍경으로 익산 우리 동네 어울림 정원 곳곳을 담아봤는데요, 모두의 진심이 느껴지는 그 마을만의 특징을 오롯이 담은 마을 속 정원으로 1년 뒤의 풍경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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