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숲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논산의 성삼문 묘의 평화로운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시조 단심가는 고려 말기 충신으로 유명한 정몽주의 시조입니다. 그런데 조선 제일의 충의로 정몽주에 비견되는 인물이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까.
‘이 몸이 주거 가서 무어시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야 이셔, 백설이 만건공할 제 독야청정하리라’ 단심가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위의 절의가를 통해 죽기 전까지 충심을 다했던 조선의 충신 성삼문의 묘를 찾았습니다.
이번이 찾은 성삼문의 묘는 몇 해 전 다녀왔을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았던 과거가 있어서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고 가진 않았는데요. 시에서 정비를 새롭게 한 것인지 가는 길에 잔디가 잘 정돈이 되어있었고 이정표며 안내문까지 새롭게 놓은 모습을 보고 그래도 잊지 않고 관리를 해 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삼문은 사육신 중 한 사람으로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죽음을 당한 인물입니다. 당시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단종의 옥새를 수양대군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던 인물이 바로 성삼문인데요.
옥새를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해서 세조가 울고 있는 그를 한참이나 노려보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삼문은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을 만든 주도적 인물이기도 합니다.
세조에 의해 사지가 찢기는 처형을 받았는데 성삼문의 묘는 서울 노량진 사육신 묘역에 있고, 이곳 논산에는 그의 신체 일부를 묻었다고 해서 ‘일지총(一肢塚)’이라 이르는 묘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지총의 앞에는 오래된 비석이 있는데 1765년 성삼문의 후손이 직접 글씨를 써 만든 것이라 합니다.
이곳 묘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참 많은데요.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넘어지기 일쑤였고, 멀쩡하던 말이 부러지거나 사람이 땅에 떨어져 크게 다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충신의 무덤을 함부로 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는 뜻으로 무덤 앞에는 하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어쩐지 뜻을 알고 나니 무척 조심스럽게 걷게 됩니다. 하마비는 보통 왕족의 왕릉이나 원, 그리고 향교나 서원처럼 신성한 공간의 입구에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국적으로 이런 문화재와 유적지에 하마비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이 없어서, 더욱 반갑기도 합니다.
세종, 문종, 단종을 내리 섬긴 인물,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가 아닌, ‘이 몸이 주거 가서 무어시 될고 하니...’ 성삼문의 절의가를 읊어보며 그를 기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종, 문종, 단종, 그리고 세조(수양대군)으로 이어지는 조선 전기의 왕위 계승과 '정난'은 매스컴이나 다양한 드라마, 영화 같은 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논산에 있는 성삼문묘에 다녀오면, 다시 한번 사육신과 생육신들의 충절이 가슴속에 새겨지는 듯합니다.
'국내여행코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산 여행코스로 꼭 들러봐야 할 무료 산책코스 사진찍기 좋은 원대 수목원을 알려드려요~ (0) | 2022.09.05 |
---|---|
평택의 역사 유적지 소사동 역사유적공원과 유용한 편의시설 정보를 모았습니다.~ (0) | 2022.09.02 |
군산의 마음 힐링 추천 여행지 운심사의 요목조목을 소개드립니다~ (1) | 2022.08.31 |
전주여행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여행코스 막걸리 골목의 구석구석을 소개드려요~ (0) | 2022.08.30 |
청주 쉐마미술관에서 인생샷도 남기고 감성도 충전되는 숲의 잔상 전시 후기와 정보입니다! (1) | 2022.08.29 |